핵물리학자라면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실험실에서 밤샘 작업을 하다 보면 긴장감이 극에 달하죠. 두뇌는 최고 속도로 회전하지만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머릿속에 맴도는 수식어 사이로 스트레스가 차오릅니다. 이런 순간을 겪는 이들에게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진정한 회복’을 제공하는 곳이 생겼다는 소식, 들어보셨나요?
서울 강남의 한 복층 구조 건물 지하 3층. 두꺼운 납으로 처리된 벽면 뒤로는 특별함이 숨어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핵물리학자들을 위한 독점 라운지가 운영되고 있죠. 입구에 설치된 방사선 측정기는 방문객의 개인량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데, 재미있게도 이 수치가 일정 기준을 넘어서야 입장이 허용됩니다. 직업병이라고 할까요? 어쩌면 이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는 익숙함 그 자체가 안전장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청색광은 의외로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특수 파장입니다. 핵물리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보호조명과 동일한 사양이에요. 의자 커버는 방사성 물질이 묻었을 때 즉시 식별 가능한 특수 소재로 제작되었고, 테이블 위에는 양자역학 문제집이 놓여 있습니다. ‘스트롱 포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의 모든 인테리어는 실제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휴게실 설계도를 참고했다고 하네요.
메뉴판도 독특합니다. ‘플루토늄 블렌드’라는 이름의 커피는 실제로 카페인 대신 뇌 신경세포 활성화를 돕는 아데노신 전구체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바텐더가 권하는 ‘중성자 스파클링’은 탄산수에 구리 나노입자를 용해시킨 특제 음료인데, 신기하게도 이 조합이 장시간 집중 작업으로 인한 구강 건조증을 완화시켜준다고 해요. 단순한 네이밍 테크닉을 넘어 과학적 근거가 있는 메뉴들이죠.
이곳의 진짜 매력은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는 동료’의 존재입니다. 지난해 IAEA(국제원자력기구) 세미나에서 만난 러시아 연구원과 우연히 재회한 경우도 있었고, 한국원자력연구원 출신들이 주말에 모여 자체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히 새벽 1시부터 시작되는 ‘방사능 제로룸’에서는 핵융합 관련 최신 논문에 대한 비공식 토론이 이루어지는데, 참가자들 사이에선 ‘여기가 실제로 더 생산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하네요.
건강 관리 서비스도 남다릅니다. 매월 첫 주 월요일에는 의료팀이 상주하여 특수 피폭 검사를 실시합니다. 일반 병원에서는 검출하기 어려운 저준위 방사선 노출량을 정밀 측정해주는 서비스죠. 더 놀라운 건 검사 결과에 따라 맞춤형 영양제를 처방해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중성자 빔을 다루는 연구자는 망간 함량이 높은 제제를, 감마선 관련 작업자는 셀레늄 보충제를 받게 되죠.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공간을 이용하려면 koreabam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단순히 직업 증명서만으로는 부족하고, 최근 3년간 발표한 논문 초록과 동료 과학자 2인의 추천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보안이 철저한 만큼 외부인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이해할 수 있겠죠. 신청 절차가 까다롭지만, 그래서 오히려 신뢰감을 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이 라운지에는 ‘과학자들만의 암호’가 존재합니다. 화장실 변기 옆면에 작게 새겨진 슈뢰딩거 방정식이 실제로는 특정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비밀 메뉴 키워드라고 하네요. 천장 조명 패턴을 조합하면 Wi-Fi 비밀번호가 나온다는 재미있는 요소도 있습니다. 마치 추리 소설 속 클루처럼 숨겨진 과학적 퍼즐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죠.
운영진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뇌 세척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고에너지 입자 가속기 소음을 재현한 40Hz 주파수의 백색소음이 흐르는 방에서 15분간 명상을 하면, 실제로 뇌파 검사시 베타파가 30%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요. 연구 논문을 쓰다 막힐 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회원들이 많다고 하니,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생산성 지원 센터 역할을 하고 있네요.
물론 이런 독특한 시설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메뉴와 서비스는 한국방사선안전학회의 정기 검수를 받고 있으며, 실내 공기 질 관리 기록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특히 바닥 타일 하나까지 독일에서 수입한 방폭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죠. 지난해 말에는 스위스의 유명 핵융합 연구소에서 시찰팀을 파견하기도 했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핵물리학자 분이 계시다면, 다음번 야간 작업 전에 잠시 들러보세요. 연구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보다 1.7배 빠른 피로 회복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라운지 한쪽에 마련된 전용 계산기(물론 양자컴퓨터가 아닌 아날로그 방식입니다)로 동료들과 복잡한 연산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연구 생활에서 누렸던 어떤 휴식보다 더 값진 시간이 될 테니까요.